FLOSING은 일상의 평범한 물건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디자인 제품입니다. 기능성과 감성을 동시에 추구한 이 티슈 케이스는 단순한 물리적 형태를 넘어,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감각적 오브제로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FLOSING의 제작 과정과 재료 선택, 조립 방식, 개선점과 향후 확장 방향까지 상세히 소개하며, 이 제품이 지닌 디자인 철학과 실현 방식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아크릴 재료
두 가지 투명도의 아크릴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깊이
FLOSING의 시각적 정체성은 겹침을 통한 감각적 효과에서 비롯됩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선택된 재료는 두 가지 서로 다른 투명도를 지닌 아크릴입니다. 외부는 짙은 검정색 그라데이션이 인쇄된 투명 아크릴을 사용하고, 내부는 무색에 가까운 반투명 아크릴을 선택하여 빛의 확산과 시선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조합은 티슈의 잔량이 줄어들수록 내부 공간이 외부를 통해 점차 드러나도록 설계되어 있어,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사용의 흔적을 인지시키는 구조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투명함이지만, 그 안에는 사용자와의 시각적 소통이 이루어지는 정교한 계산이 담겨 있습니다. 재료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각적 깊이와 구조적 안정성이었습니다. 아크릴은 유리처럼 투명하면서도 훨씬 가볍고, 내충격성이 강해 일상용품에 적합한 소재입니다.
또한, 내부에 사용된 반투명 아크릴은 빛을 은은하게 확산시켜 사라짐의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빛의 방향, 조명 상태, 시선의 각도에 따라 아크릴의 투명도는 끊임없이 변주되며, 이러한 미묘한 변화는 제품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다른 인상을 줍니다. 결과적으로 재료 하나하나의 선택과 조합은 단순한 외관을 넘어, 디자인 철학과 메시지를 구현하는 중요한 수단이자 장치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레이저 커팅과 조립 방식
정밀한 절단과 접착, 손끝의 조형적 디테일
FLOSING의 제작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술 요소는 바로 레이저 커팅과 수작업 조립입니다. 모든 아크릴 부품은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레이저 커팅기로 절단되었습니다. 이 방식은 설계 도면의 곡선이나 각도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어, 제품의 전체적인 조형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었습니다. 절단이 완료된 후에는 각 부품의 테두리를 사포로 미세하게 마감하여 날카로운 부분을 제거하고, 사용자가 손으로 만졌을 때의 촉감까지 고려해 섬세하게 다듬었습니다.
이후에는 아크릴 전용 투명 접착제를 사용해 접합 작업이 진행되었는데, 이 과정은 매우 정밀한 밀리미터 단위의 정렬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특히 투명 소재 특성상 접착 흔적이 외부에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풀 자국이나 기포 없이 깨끗한 마감을 완성하는 것이 큰 과제였습니다. FLOSING은 기존 티슈 케이스와 달리 앞쪽으로 티슈를 꺼내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이는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제품의 상단을 하나의 소품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합니다.
상단의 플랫한 면은 캔들, 엽서, 작은 화병 등 다양한 오브제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게 설계되어, 단순한 수납을 넘어 공간을 구성하는 장식적 역할까지 수행하게 됩니다. 레이저 커팅으로 완성된 각 부품은, 정교한 수작업 조립을 통해 하나의 형태로 완성되며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손끝은 제품의 성격과 분위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감각이 만나는 접점에서, FLOSING은 오브제로서의 정체성을 완성해 나갑니다.
개선점과 확장 방향
정밀도, 생산성, 그리고 확장성을 위한 고민
FLOSING의 제작 과정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 과제는 조립 정밀도였습니다. 얇은 아크릴 판을 수작업으로 정렬하고 접착하는 과정에서 소재가 미세하게 휘어지거나 접착 부위가 균일하지 않은 문제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사소한 오차는 제품의 외형에 미묘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꾸준한 개선이 요구되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정밀도를 확보하기 위해 금형 제작이나 CNC 가공과 같은 기계 가공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도달했습니다.
이 방식은 대량 생산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품질의 균일성을 높일 수 있어, 브랜드 확장 시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FLOSING은 단일 색상과 소재로 구성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컬러 옵션을 추가하거나 금속, 우드 등 이질적인 재료와의 조합도 고려 중입니다. 이러한 소재 믹스는 사용자 개개인의 공간 스타일과 취향에 맞춰 제품을 더욱 개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입니다. 나아가 티슈케이스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문구류 수납함, 책상 위 오거나이저, 화장품 스탠드 등으로의 확장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겹침과 사라짐이라는 FLOSING의 철학은 단지 이 제품 하나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시리즈화하여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FLOSING의 제작은 단순한 조립 작업이 아닌, 소재의 물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디자인 언어로 해석해내는 과정이었습니다. 정밀한 가공 기술과 시각적 리듬, 그리고 공간 감성을 연결하는 조형적 접근은 앞으로의 디자인 작업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결론
FLOSING은 작은 티슈 케이스라는 틀을 넘어서, 일상에 감각적 깊이와 디자인적 철학을 더하는 제품입니다. 투명한 구조와 섬세한 제작 방식, 그리고 기능성과 감성을 연결하는 조형 언어를 통해 공간 안에서 조용하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재료 선택, 커팅 방식, 조립 디테일, 확장 방향 등은 단지 하나의 제품이 아닌, 디자인이 사람의 생활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자 제안입니다. 앞으로도 FLOSING은 더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며, 사람과 공간 사이를 잇는 작지만 의미 있는 매개체로 계속해서 기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