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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SING, 제작과 경험 기록 (아크릴 실험, 구조 수정, 사용자 피드백)

by 아름답도록 2025.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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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디자인은 단순한 형태 제작을 넘어,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입체적인 과정입니다.
특히 감각적 체험과 기능적 완성도를 동시에 추구하는 디자인일수록,
그 제작 과정에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험이 동반됩니다.


이 글에서는 FLOSING이라는 아크릴 티슈 케이스의 디자인 과정을 중심으로,
디자인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완성되기까지의 여정을 세부적으로 공유합니다.
재료 실험부터 구조 수정, 사용자 피드백 수렴과 향후 개선 방향까지
하나의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의 가치 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아크릴 실험

투명도와 색감의 조율, 재료 선정의 과정

FLOSING의 디자인 핵심은 겹침 을 통한 시각적 정보 전달입니다.
이를 위해 외부 커버는 그라데이션 인쇄가 적용된 투명 아크릴을,
내부 박스는 빛을 은은하게 확산시키는 반투명 무색 아크릴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두 재료를 조합하는 것만으로는 원하는 시각적 효과를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제작 초기 단계에서는 재료의 두께, 투명도, 염색 강도를 달리한 다양한 샘플을 수집하고
서울 을지로의 아크릴 전문 가공처를 직접 방문해 실제 빛 아래에서 각각의 반응을 테스트했습니다.
특히 반투명 아크릴의 질감과 빛의 산란 정도는 겹침 이라는 시각 경험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빛이 투과되는 방식, 그라데이션의 번짐 정도, 겹쳐지는 두 면 사이의 간격까지
모든 요소가 정교하게 맞아떨어져야만 의미 있는 시각적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었습니다.

재료의 물성은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제품의 견고함과도 직결됩니다.


아크릴은 경량성 및 가공성이 우수한 대신,
얇은 두 겹 구조에서는 외부 충격에 다소 취약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접착 이후에는 사포를 이용한 마감과 가장자리 보강 처리를 통해
사용자가 느끼는 제품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재료 실험은 단순히 무엇을 쓸 것인가 의 차원을 넘어서,
재료의 감각적 언어를 디자인 의도에 맞게 어떻게 다듬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디자인 행위 그 자체였습니다.

티슈케이스 2개 사진


구조 수정

실사용 속 문제 식별과 반복 테스트

FLOSING의 프로토타입이 처음 제작되었을 때,
디자인적인 조형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구현되었으나
실제 사용에서는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내부 박스의 높이 조정이었습니다.

초기 모델에서는 내부 아크릴 박스가 너무 높게 설계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티슈 삽입 시 마찰이 심하거나, 티슈가 찢어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높이와 내부 여백을 조절하면서
티슈의 삽입과 추출이 보다 매끄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했습니다.

두 번째는 티슈 추출구 위치에서 발생한 문제였습니다.


FLOSING은 상단을 장식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티슈 추출구를 전면 상단에 배치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티슈가 한 장씩 분리되지 않고 두 장씩 함께 나오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는 티슈가 적층되는 방식과 추출구의 크기 및 곡선, 깊이 간의 상호작용 때문이었고,
단순한 크기 조정이 아닌 섬세한 구조적 튜닝이 필요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추출구의 모서리를 다듬고, 각도를 완만하게 조정하면서
티슈 한 장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이상적인 흐름을 확보했습니다.
이러한 구조 조정은 단순한 설계 수정이 아니라,
제품 사용성에 직결되는 요소로서 디자인 완성도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티슈 뽑는 사진


사용자 피드백

예기치 못한 활용과 개선 방향 제시

완성된 시제품을 실제 사용자에게 테스트해본 결과,
FLOSING은 단순한 티슈 케이스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반응을 얻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사용자는 이 제품을 모니터 받침 아래에 배치하여
작은 수납함처럼 활용하거나, 책상 위 정리 도구로 사용하였습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상단에 향초나 오브제를 배치해 감성적인 데스크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활용했습니다.

이처럼 FLOSING은 다양한 환경에서 유연하게 적용되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실사용에서 드러난 단점도 분명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티슈 중복 추출 문제,
그리고 접착 면이 미세하게 어긋났을 때 전체 구조가 뒤틀리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이는 특히 수작업 접착의 한계에서 비롯되었고,
향후 CNC 정밀 가공 또는 금형 기반 생산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절감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많이 만드는 것 이 아닌, 균일한 품질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점입니다.

향후 개선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접착 공정의 반자동화 또는 기계화
  • 티슈 추출 메커니즘의 정밀도 강화
  • 다양한 색상과 투명도 조합의 시각적 확장성 실험
  • 실사용자 기반 피드백을 반영한 구조적 디테일 조정

특히 색상 확장은 감성적 요소를 강화하고,
사용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후에는 FLOSING 이라는 네이밍을 기반으로
같은 조형 언어를 공유하는 수납 오브제 시리즈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오브제가 올려져있는 티슈케이스 사진


FLOSING의 제작 경험은 단순한 제품 하나를 완성하는 과정을 넘어,
디자인이 어떻게 실험되고 성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사례였습니다.
재료의 물성을 이해하고, 시각적 감성과 구조적 완성도를 함께 고민하며
디자인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전 과정을 체험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디자인 이란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용자와의 감각적 관계를 조율하고, 물성과 구조를 조화롭게 결합하는 예술적 설계 과정임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FLOSING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된 결과물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실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여정은 하나의 유의미한 참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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